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0일 회의에서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하는 기간을 표현하기 위해 '당분간'이라는 단어를 추가했지만, 소수 반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29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6월 10일 개최)을 보면, 7명 위원 가운데 6명은 국회에 제출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의결하면서 결론에 해당하는 '향후 정책운영 방향'에 "당분간 현재의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5월 27일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당시의 의결문 문구("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에 '당분간'을 추가한 셈이다.
한은 내부에서 '당분간'은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보다 짧은 시간을 의미하는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성명 등에서 '상당 기간'은 약 6개월 정도로 해석되므로, 결국 '당분간'은 6개월 이내 '수 개월'을 말한다.
한 위원은 '당분간'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금통위의 의견을 시장과 정확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시장 기대를 견인하고 중장기적으로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모두발언, 질의응답(Q&A) 등의 메시지를 모두 종합하여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 등을 이미 시사한 만큼, '당분간'의 표현을 통해 시장에 더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주상영 위원은 "(5월 27일) 만장일치로 결정된 금통위 결정문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당분간'이라는 문구는 추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더구나 주 위원은 "비록 우리 경제가 다각적 정책대응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상태는 여전히 회복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경우 하방압력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한은이 중기적 시계에서 달성하려는 목표에 크게 미달한다"며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논의하기에 이른 시점"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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