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영끌 빚투에 서울 재건축 '불장'…언제까지 지속될까

  • 등록 2021.06.22 10: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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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의 영끌 빚투가 재건축 아파트 단지로 쏠리면서 서울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

 

매수 주도 세력인 30대는 주로 중저가 재건축 호재가 있는 지역을 공략하고 있고, 40대는 상대적으로 비싼 아파트 매수를 이끌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재건축발 집값 급등을 진화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재건축·재개발의 조합원 자격 강화 등의 강경책을 내놨으나 아직은 약발이 듣지 않고 있다.

 

◇ 재건축으로 꾸역꾸역 몰리는 3040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4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은 0.25% 올라 서울에서 상승률 수위를 달렸다. 서초구는 0.19%, 송파구는 0.16%, 강남구와 마포구, 동작구는 각각 0.15%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서울지역 평균 가격 상승률(0.12%)을 크게 상회했다. 요즘 서울에서 집값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4·7재보궐선거 이후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내건 이른바 '오세훈 프리미엄'으로 개발 기대감이 불붙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파트 매수는 올해도 3040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1∼4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2만69건) 가운데 30대 매입 비율은 36.6%(7천358건), 40대는 26.6%(5천340건)였다.

 

 

전체적으로 30대가 매수를 주도하고 있지만, 집값이 높은 지역에서는 40대의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난다. 예컨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강동구, 양천구, 광진구 등에서는 40대 매수세가 강하지만 노원구 등 여타 지역에서는 30대가 압도적 강세를 보인다.

 

결국 '이생집망(이번 생에서는 집 장만이 불가능)'에서 탈출하려는 3040의 영끌 빚투가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30대가 주도하는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세는 무섭다. 이 지역은 지난 2·4 공급대책 이후 주간 상승률이 0.09% 안팎에서 움직였으나 4·7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0.16% 이상으로 퀀텀 점프하며 강남 3구 상승률을 추월하더니 5월 첫 주 이후엔 0.20% 위로 올라서 서울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이 됐다.

 

압구정·여의도·목동 등과 달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에서 제외된데다 재건축 단지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는 점이 매수세를 부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노원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660만원으로 서울지역 평균(9억1천712만원)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30대의 경우 사회에 진입한 지 얼마 안 돼 자본 축적이 미미하기 때문에 빚을 내거나 전세를 끼고 매입할 수 있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재료가 있는 아파트를 찾다 보니 노원 등 중저가 단지가 많은 지역으로 쏠린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 "정책 요인·기대 이익이 투자 자극"

 

그렇다면 왜 젊은층이 구닥다리 재건축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는 걸까. 무엇보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 등이 투자를 유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리스크는 적고 기대 이익은 높은 투자 자산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전면에 내건 오세훈 시장이 젊은층의 매수 욕구를 자극했다는 얘기다.

 

30·40세대는 '아파트 키즈'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세대는 바람직한 주거 공간으로 아파트 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 학습효과도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 세대의 '재건축 투자 불패'를 지켜보며 자란 세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예컨대 잠실주공아파트의 경우 13평 기준으로 재건축 지분가격은 5억∼6억원대였는데 34평 아파트를 받아 입주했을 때는 10억 원대였다가 지금은 30억 원이 됐다"면서 "선배나 부모 세대의 경험에 대한 학습효과로 젊은층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의 입지 우수성도 강력한 흡인력이다. 지은 지 30년 이상 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은 교통, 교육, 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좋은 곳이어서 주택 부지가 고갈된 서울 도심에서는 입지가 가장 우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행 가점 위주의 분양시장에서 젊은층이 설 땅이 없다는 점도 재건축으로 쏠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 역대급 로또 청약으로 관심을 끈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일반분양분(224가구)의 1순위 청약에는 3만6천여명이 몰렸다. 모두 가점으로만 분양되는 이 아파트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가점 70점이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주택 기간과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이 만점이고 부양가족이 4명 이상이어야 가능한 가점이다. 설사 현금 동원력이 있다고 해도 3040 세대는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다. 정도의 차이는 좀 있지만, 서울 도심에서 분양되는 민간 아파트는 거의 유사한 흐름이다.

 

젊은층의 내 집을 가져야 한다는 절박감과 정책 요인, 미래 수익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재건축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면 언젠가 재건축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가치나 프리미엄이 다른 자산보다 크다는 생각에서 재건축단지에 투자가 몰리고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개발 기간의 장기화 등 재건축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있지만 언젠가는 개발돼 기대 수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kim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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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림 기자 info@g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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