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한국에 장병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55만 명분을 제공하기로 한 것과 관련한 내부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미측은 이날 백악관 주재로 한국군에 제공할 백신 관련 유관기관 협의를 진행 중이며 논의가 끝나는 대로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입장을 한국 국방부에 전달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의 백신 비축분에서 지원하게 될 것이라면서 "해당 백신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배포할지에 대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측이 다음 주 중 백신 제공계획을 외교부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제공될 백신의 종류와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미국에서 승인된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3종류의 백신 가운데 화이자 및 모더나가 한국에 제공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백신 접종이 필요한 한국군은 30세 미만 41만여 명으로, 얀센 백신은 해외에서 '희귀 혈전증'이 발견돼 국내에서는 30세 미만 장병에게 접종이 제한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군 접종용'이라고 한정해 지시한 만큼, 미측도 이런 한국 내 상황 등을 고려해 제공할 백신 종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맞물려 6월 2주 차로 예정됐던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접종 시기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질병관리청도 전날 브리핑에서 "6월 중순부터 화이자나 모더나 등의 백신을 활용해서 접종할 예정이었다"며 "한미정상회담 합의 등을 고려해서 백신에 대한 종류 그리고 백신 제공 가능한 시기 등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국방부와 협의해 30세 미만 군 장병에 대한 접종계획을 세부적으로 마련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30세 이상 장병의 경우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마친 상황인 만큼, 미국이 제공 의사를 밝힌 55만 명분에서 30세 미만 장병용 41만 명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당초 군내 접종 대상에선 제외됐던 입영장정이나 민간 접종용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주한미군이 이달 중순께 한국 국방부에 얀센 백신 1만3천명분을 무상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과 관련, 미 국방부는 55만명분 제공 방침과 연계해 세부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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