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7일 치러진 한국의 서울·부산 양대 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이 참패했다는 소식을 비교적 신속하고 비중 있게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두 후보가 대패했다며 문재인 정부에 역풍이 분 선거 결과라고 8일 진단했다.
교도통신은 부동산 가격 폭등 등에 대한 불만으로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이 강해지는 상황에서의 이번 선거 패배로 임기 종반의 문재인 대통령이 구심력을 잃어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주요 신문은 서울에선 오세훈, 부산에선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당선이 확실한 것을 전제로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일본에서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신문은 "내년 3월 한국 대선의 전초전 성격인 서울과 부산 시장 선거가 문재인 정권을 떠받치는 좌파계 여당이 큰 격차로 참패한 양상이 됐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여당 후보의 참패 원인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임으로 이어진 검찰 개혁 문제를 둘러싼 여론의 반발을 거론했다.
이 신문은 이들 두 문제가 부상한 올 3월 초부터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 지난 2일 발표된 한국 갤럽의 여론조사에선 과거 최저인 32%까지 추락했다고 소개했다.
요미우리는 여당의 양대 시장 보선 참패가 레임덕에 따른 문재인 정부의 외교력 저하를 초래해 징용·위안부 소송 문제 등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어렵게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주목받은 한국의 양대 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들이 참패해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타격을 받아 레임덕이 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이번 보선은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이 성 추문으로 자살하거나 사임해 치러졌기 때문에 여당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며 LH 직원의 투기 의혹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부동산 문제가 잇따라 더해진 것이 여당 참패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허덕이는 문 대통령의 정권 운영이 한층 어렵게 됐다고 진단했다.
아사히는 이번 보선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과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부각하면서 야당 후보들이 보수층뿐만 아니라 무당파층에서도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며 여당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열세여서 정책 경쟁이 펼쳐질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문 대통령이 국면 타개를 꾀하기 위해 남북 관계 개선에 힘을 쏟고 있지만, 북한이 응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의 구심력 저하 여파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설 정치적 여력도 한층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의 다른 주요 일간 신문 매체들도 부동산 문제 등으로 인한 민심 이반으로 여당이 서울·부산 시장 보선에서 참패했다고 전하면서 이번 선거 결과가 내년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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