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결혼 21.4만건, 49년 만에 최대 감소…"코로나·집·일자리...여건 안돼"

  • 등록 2021.03.18 13:4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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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후 첫 두자릿수 감소…평균 초혼연령 男 33.2세 女 30.8세
이혼은 3년 만에 감소…결혼기간 20년 이상 '황혼이혼'은 증가

 

지난해 결혼 건수가 23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부동산시장 불안정 등 결혼 여건도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전체 이혼은 소폭 줄었으나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들의 '황혼이혼'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혼인신고 기준) 건수는 21만4천건으로 1년 전보다 10.7%(2만6천건) 감소했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소치다. 감소율은 1971년(-1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두자릿수 감소율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10.6%)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혼인 건수는 2012년 이후 9년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1996년까지만 해도 43만건에 달했던 혼인 건수는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30만건대로 떨어진 뒤 2016년 20만건대까지 추락했고, 이제는 10만건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인구 1천명 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전년 대비 0.5건 줄어든 4.2건이었다. 조혼인율 역시 1970년 이후 최저치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로 결혼이 많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가운데 최근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로, 주거나 고용 등 결혼 여건도 어려워지며 만혼, 비혼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 가치관도 점차 변화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남성의 경우 30대 초반, 여성은 20대 후반에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령별 혼인율(해당 연령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을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이 47.6건, 여자는 20대 후반이 44.9건으로 가장 높았다. 다만 평균 초혼 연령이 올라가면서 20대 여성의 결혼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2세로 10년 전보다 1.4세 상승했다. 다만 국제결혼 등 남성 연상 결혼이 감소한 영향으로 남성 초혼 연령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30.8세로 10년 전보다 1.9세 늘면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이혼은 10만7천건으로 1년 전보다 3.9%(4천건) 감소했다. 연간 이혼 건수가 감소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인구 1천명 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도 2.1건으로 전년보다 0.1건 감소했다.

김 과장은 "코로나로 외출을 자제한다거나 법원 휴정이 권고되는 등의 이유로 이혼 신청 처리 절차가 길어지며 (이혼) 감소에 영향을 준 부분도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인 이른바 황혼 이혼은 1년 전보다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수로는 20년 이상 이혼이 3만9천700건으로 전체의 37.2%에 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혼인 지속 기간 30년 이상 이혼으로 범위를 좁히면 증가율은 더욱 높아진다. 30년 이상 이혼(1만6천600건)은 1년 전보다 10.8%나 급증하면서 10년 전의 2.2배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 기간은 16.7년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3.7년 늘었다.

평균 이혼 연령도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남성의 평균 이혼 연령은 49.4세로 10년 전보다 4.4세 상승했고, 여성 평균 이혼 연령도 46.0세로 10년 전과 비교해 4.9세 올라갔다.

남자의 연령별 이혼율(해당 연령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은 40대 후반이 1천 명당 8.0건으로 가장 높았다. 여성의 경우 40대 초반이 8.6건으로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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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 Lee 기자 hoon.lee@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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