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50) 씨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500만원씩 정치 후원금을 낸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해관계자의 부적절한 후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씨의 남편인 정호영(70) 씨가 과거 중견 방위산업체인 한국레이컴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지난해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을 보면, 이씨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국민의힘 한기호 신원식 의원 등에게 500만원씩 후원했다. 정치자금법상 최고액이다.
이씨에게 도움을 받은 이들 의원은 군 장성 출신으로 현재 국방위에 속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의원은 예비역 육군 대장으로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역임했고, 한 의원과 신 의원도 각각 육군 중장까지 지냈다. 결국 방산업체 대표의 부인이 국방위원들에게 거액을 후원금을 제공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국방위는 정부의 무기 개발과 구매 결정을 총괄하는 방위사업청을 소관 감사기관으로 두고 있다.
또한 정씨는 2000년 국회 국방위원장이었던 민주당 천용택 전 의원에게 군납 편의를 대가로 5천만원을 공여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다가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불기소 처분된 바도 있다.
논란이 일자 이씨 측은 남편 정씨가 2000년대 초반 방산업체 경영에서 손을 뗐으며, 현재 1%에 못 미치는 지분만 보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씨 측은 "이씨 부친이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며 "군인 가족으로서 군인들에게 다양한 후원을 해왔고, 이번 후원도 그런 차원"이라고 말했다.
의원들 또한 일제히 정씨가 방산업계에 종사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병주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영애 씨와의 친분에 대해 "일일이 답할 필요가 없다"며 "정씨의 직업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고, 신원식 의원도 "정씨와는 무관한 후원금"이라고 일축했다. 한기호 의원은 "3사관학교 동문 행사에서 이씨를 만난 후 친분을 이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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