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대학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잇따라 발생해 서울시에서 '2주마다 검사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자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의료기관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극약 처방을 내렸지만, 실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병원협회와 서울시병원회는 전날 서울시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2주마다 의료기관 종사자 전원에 진단검사를 하라는 행정명령을 잠정 중지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의료기관에 ▲ 환자·간병인의 입원시 선제검사 실시 ▲ 2주마다 종사자·간병인·환자보호자 주기적 검사 ▲ 출입자 명부 작성 ▲ 병동내 면회객 방문금지 ▲ 환자보호자 1인 등록제 실시 ▲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 종사자·간병인·보호자의 업무배제 등 방역수칙을 준수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15일부터 내렸다.
병원에서 지적하는 건 '2주마다' 의료기관 종사자와 간병인, 환자 보호자 등을 검사하라는 대목이다.
병협과 서울시병원회는 건의서에서 "2주마다 검사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주기적인 검사로 투입되는 노력이 감염을 막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사자, 간병인, 환자 보호자에 대한 선제검사로 인해 기존에 운영 중인 유증상사 검사 및 입원환자 검사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병원은 안심·선별검사소 등에서 하루 평균 300∼500명을 검사 중이므로 2주마다 종사자, 간병인, 환자 보호자 등을 검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규모가 큰 상급종합병원 중에는 직원 수가 1만여 명에 이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대병원 직원은 약 8천여 명인데,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진단검사 인원은 360여 명 정도로 알려졌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2주마다 검사하면 사실상 내부 직원에 대해 진단검사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가는 거 아니겠냐"며 "실효성이 없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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