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5호기 원자로 헤드 공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부실 공사가 무자격자에 의해 이뤄졌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한빛원전 지역사무소는 17일 전남 영광군 방사능 방재센터에서 부실 공사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원안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한빛 5호기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원자로 헤드 관통관 84개의 보수·용접 과정에서 관통관 2개가 용접 자격이 없는 작업자가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원전 관련 작업을 위해서는 자격 인증, 자격시험 등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했는데도 원전 당국이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이 외에도 관통관 2개는 용접 작업이 절차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원안위는 무자격자가 용접한 부분을 제거하고 다시 시공할 방침이다.
원안위는 지난해 11월 부실 공사 사실을 확인하고 한국수력원자력과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을 상대로 작업자들이 자격을 갖췄는지, 자격시험을 제대로 치렀는지를 확인했다. 작업자 43명 중 38명에 대해 재검증을 했으며, 38명은 검증을 통과했다. 하지만 나머지 5명은 재검증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원안위는 자격시험이 일부 자격을 갖춘 작업자들이 주도해 '대리 시험'으로 치러졌다는 의혹도 확인하고 있다. 이미 밝혀진 부실 공사 문제에 이어 무자격자 작업까지 사실로 밝혀지면서 원전 신뢰도에 치명상이 불가피해졌다.
한수원은 정비 중 일부 관통관에 문제가 발생하자 전수 조사를 하고 다른 관통관에는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물의를 빚었다. 관통관은 핵분열을 제어하는 제어봉의 삽입통로로 이상이 발생하면 제어봉 삽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핵분열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결국 '셀프 조사'에 한계를 드러낸 원전 당국은 검찰에 사건을 맡겨 규명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한수원은 시공사인 두산중공업에, 두산중공업은 실제 작업을 한 하청업체에, 하청업체는 작업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국민들은 부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원전 당국의 '무능'과 '거짓'까지 드러나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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