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4차 재난지원금 '보편+선별'→'선별 먼저' 추후 전국민 검토…3월말 지급 가닥

2021.02.15 10:22:30

당, 선별지원 대상·규모 확대 방침에 정부 난색…기싸움에 진통 예고
전국민 동시추진에서 후퇴 지적도…"지급 안하겠다는 것 아니다"

 

당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업종에 대한 피해계층 '선별 지원' 우선 방침을 공식화하고 3월중으로 지급될 4차 재난지원금 편성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여당이 추진해온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이후에 별도 검토하는 방식이다.

이낙연 대표는 1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정은 오늘부터 4차 재난지원금 마련을 위한 추경 논의를 본격화한다"면서 "이달 안에 협의를 끝내고 3월 초에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3월 안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에는 정부의 방역 조치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겪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위한 맞춤형 재난지원 예산만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3차 대유행에 따른 피해를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지원부터 논의하겠다"면서 "소비 진작을 위한 (전국민) 재난지원은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에 검토할 것이다. 그걸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맞춤형 지원 대상과 지급 규모는 지난해 3차 재난지원금(9조3천억원)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3차보다는 더 넓고 더 두터워야 한다"면서 "더 넓다는 것은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두텁게 하는 것은 정부와 협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추경 규모는 9조 3000억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은 물론 14조 3000억원 규모의 1차 재난지원금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앞선 1~2차 유행보다 훨씬 길어지며 소상공인 등 피해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추경 편성을 위한 구체적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 당정은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이낙연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추경 규모를 놓고 본격적인 기 싸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당정 전에 "약간 싸울 준비를 하고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각오를 밝혔던 이 대표는 회의에서 '더 넓게 더 두텁게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한 반면 정부측은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은 설 연휴 전까지만 해도 맞춤형 선별 지원에 전국민 보편 지원을 더하는 동시 지원 방안을 강조했다. 이 대표가 지난 2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전국민·맞춤 동시 지원 방침을 거론한 것에 홍남기 부총리가 공개 반기를 들고 나섰지만, 당에서는 "선별·보편 지급을 함께 추진할 것"(최인호 수석대변인)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이날 선별지원 우선 방침을 밝힌 것은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입장 변화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보편지원이 소비 진작과 코로나 확산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정이 이번에 선별 지원 계획을 확정하면서 보편지원 방침도 함께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 시기는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선 이전인 3월 말이 유력하다. 당정청은 이번 주부터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세부 논의에 들어간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달 중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경 편성을 해 3월 초 국회에 제출해 처리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3월 후반기에 지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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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 Lee 기자 hoon.lee@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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