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이상 장기화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국내 대기업의 자산규모 순위가 최근 1년 사이 크게 요동쳤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중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상위 7개 그룹은 순위 변동이 없지만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한진은 재계 10위권 재진입을 예고했고,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혜 업종도 순위가 급등했다.
10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4개 대기업 집단의 지난해 9월 기준 공정자산과 인수합병 및 계열분리 등을 감안해 올해 자산 변화를 예상한 결과, 이들 대기업 집단의 공정자산 총액은 작년보다 84조9889억원 늘어 2천261조8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오는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 순위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총 18개 그룹의 순위는 작년 순위를 유지하는 반면 46개 그룹은 순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을 포함한 상위 7개 그룹의 순위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된다. 삼성그룹은 1년 새 자산규모가 15조5천690억원이 늘어난 440조4천170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어 현대차그룹이 243조6천848억원으로 2위, SK그룹이 232조369억원으로 3위 자리를 지킨다.
4위는 LG그룹으로 137조1천981억원이며, 롯데(120조8천702억원), 포스코(84조893억원), 한화(74조4천49억원)가 작년과 동일한 5∼7위를 유지한다.
LG그룹의 경우 계열분리가 결정된 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의 자산을 제외하고도 공정자산이 작년보다 2천315억원이 늘면서 4위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LG에서 독립할 LG신설지주는 자산규모가 7조6천286억원으로, 52위에 신규 진입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을 포함한 상위 7개 그룹의 자산규모는 총 1천332조7천12억원으로, 전체 대기업집단 자산의 58.9%를 차지하며 대기업 편중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들 그룹의 공정자산이 대기업집단 전체 공정자산의 59.5%를 차지했던 것에 비춰 0.6%p(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8위 이하로는 인수합병(M&A)이 재계 서열을 갈랐다. 지난해 9위였던 현대중공업(69조6735억원)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자산이 1년 새 6조8천억원가량 늘면서 GS그룹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선다.
이에 비해 GS그룹(67조7천550억원)은 1년 새 1조23억원의 자산이 늘었지만 현대중공업에 밀려 9위로 자리 바꿈을 한다. 이어 농협이 자산규모 63조4791억원으로 10위를 유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한진(57조5853억원)은 작년보다 자산이 24조364억원이 늘면서 14위에서 11위로 세 계단 뛰어오른다. 한진은 오너가 있는 기업집단 기준으로는 9위의 기록으로, 사실상 재계 10위권에 재진입하는 것이다. 한진의 상승으로 지난해 11∼13위였던 신세계·KT·CJ는 올해 12∼14위로 한 계단 내려간다.
10위권 밖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혜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카카오의 재계 순위가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22위로 오르고 네이버는 41위에서 34위로, 넷마블은 47위에서 38위로 순위가 상승한다.
셀트리온은 자산 규모가 지난해 8조8천377억원에서 올해 13조8천642억원으로 5조원 이상 확대되면서 기업집단 순위도 45위에서 25위로 급등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설립에 따라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현물 출자한 영향으로 자산 규모가 커진 것이다.
이에 비해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등으로 자산규모가 작년보다 6조9천86억원 감소하면서 재계 순위도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17위로 떨어질 전망이다. 영풍(28위→29위), 대우조선해양(29위→31위), 코오롱(33위→36위), 이랜드(36위→39위), OCI(35위→41위), 태영(37위→42위) 등도 순위가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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