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성탄절인 25일 1천200명대 확진자가 나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26일에도 1천100명대를 나타내 이틀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여기에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27%대에서 떨어지지 않는 등 주요 지표도 위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확진자 증가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전국 식당 5인 이상 모임 금지, 겨울 스포츠시설 운영 중단, 해돋이 명소 폐쇄를 골자로 한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12.24∼2021.1.3)을 시행 중이지만 확산세가 꺾일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27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비롯한 추가 대책을 확정한다.
◇ 신규확진 1천132명 중 지역 1천104명…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1천명 넘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천132명이다.
직전일(1천241명)보다 109명 줄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이틀 연속 1천명대를 기록한 데다 1천200명 선까지 넘으면서 "내주에는 하루에 1천∼1천200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정은경 방대본부장의 예측보다 시점도 앞당겨지고 규모도 더 커졌다.
정부는 전날 확진자 수 급증은 서울 동부구치소의 대규모 확진 판정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지만, 성탄절 휴일인 전날 검사 검수가 직전 평일 대비 2만7천89건(5만7천147건→3만58건) 줄었음에도 확진자가 1천100명대로 대거 쏟아져 확산세는 오히려 더 거세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확산세는 최근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요양병원·교회 등에 더해 직장, 식당, 동물병원 등 일상 곳곳에서 신규 집단발병이 속출하는 데 따른 것이다.
주요 신규 감염 사례를 보면 경기 광주시 육류가공업체와 관련해 종사자 등 총 18명이 확진됐고, 충남 천안시 식품점-식당과 관련해서도 이용자와 이용자 지인 등 33명이 감염됐다.
또 경남 거제시 동물병원 사례에서는 종사자와 이들의 가족 등 지금까지 16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하동군 지인모임과 관련해선 총 14명이 확진됐다.
이 밖에 경기 부천시 효플러스요양병원(누적 163명), 충북 청주시 참사랑노인요양원(98명) 등 기존 감염취약시설 사례의 발병 규모도 연일 커지고 있다.
◇ 정부 "감소세로 꺾지 못하는 한계 있어…특별방역대책 준수하면 내년 초 반전세 나타날 것으로 예상"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도 27%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2∼25일(27.1%→27.4%→27.8%→27.2%) 나흘 연속 27%대를 나타냈다.
이 비율은 이달 들어 6일까지는 15∼16%대를 유지했으나 8일(20.7%) 20%를 넘은 뒤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확진자 10명 중 3명가량은 감염 경로를 모르는 것으로, 이는 지금도 어디선가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최근 유행 상황과 관련, "상황을 반전시키고 (확진자 발생 추이를) 감소세로 꺾어야 하는데 꺾지 못하는 부분을 한계로 받아들인다"면서 "이에 소모임과 접촉 자체를 줄이는 것을 가장 필수적인 조치라고 판단했고, 이런 측면에서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연말연시 특별방역기간에 모임과 이동을 삼가해 주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준다면 내년 초부터는 반전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수도권 2.5단계 28일 종료…'2.5단계 연장' 무게 속 '3단계 격상' 가능성도
이런 가운데 정부는 27일 오후 3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중대본 회의를 열어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포함한 추가 방역 대책을 확정한다.
현행 수도권의 2.5단계, 비수도권의 2단계는 오는 28일로 끝이 나는 만큼 이들 조치의 연장이나 추가 격상 등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3단계는 사실상 '봉쇄'에 준하는 강력한 조처로,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야기되기 때문에 정부는 지금껏 상향 조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현재로서도 2.5단계 연장에 무게가 실려있지만, 전날 확진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3단계 격상 압박은 다소 커진 상황이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민과 기업은 거의 3단계에 준해 활동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지금처럼 2.5단계도 3단계도 아닌 상황을 유지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조속한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면서 "이미 격상 시기를 놓쳤고, 또 감염이 너무 넓게 퍼져 3단계로 올려도 효과를 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3단계 격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거리두기를 격상할 수도 있겠지만 생활방역위원회에 참여하는 모든 위원은 '거리두기를 격상하려면 피해 지원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지원책이 없이 무조건 문을 닫고 집에 있으라고 하면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거리두기 상향 조정은 코로나19 이외의 다른 피해를 키울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며 "생계가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자살 등의 사회적 문제가 생기면 코로나19와 관계없는 사망자가 훨씬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3단계 격상 관련 질의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발생 추세, 다시 말해 유행의 확산 추세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 하는 부분"이라며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환자 발생 양상이 방역적·의료적 대응 역량을 초과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는지도 (3단계 격상에)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김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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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2/26 11:0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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