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좀체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16∼20일 닷새 연속 1천명대를 기록한 뒤 21∼22일 이틀간은 휴일 검사 건수 감소 영향 등으로 1천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주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말과 주초에 다소 주춤하다가 중반부터 다시 올라가는 '주간 패턴'이 그대로 나타나는 흐름이다.
신규 확진자 증가 규모에 비례해 시차를 두고 늘어나는 중환자·사망자 통계도 연일 최다를 기록하는 등 다른 주요 지표도 갈수록 악화하는 양상이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 수로만 보면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부합하지만, 아직은 의료 대응 여력이 있다는 판단하에 환자 발생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이번 주말에 현행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의 연장 또는 추가 격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거리두기 조정과 별개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23일부터 수도권에서 결혼식·장례식 등 특수 상황을 제외한 5인 이상의 모든 사적 모임을 금지한다. 사람 간 접촉 자체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핀셋 방역' 조치다.
하루 뒤인 24일부터는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전국의 식당으로 확대되고, 사적 모임의 경우 취소나 자제가 강력히 권고된다.
아울러 스키장과 눈썰매장 등 겨울 스포츠 시설과 전국의 해돋이 명소는 폐쇄된다.
이들 조치는 새해 1월 3일 밤 12시까지 계속된다.
◇ 오늘 다시 1천명대 나올듯…사망자 급증 이틀새 48명 사망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69명이다.
직전일인 21일(926명)에 이어 이틀 연속 1천명 아래를 나타냈다. 지난 15일(880명) 이후 1주일 만에 800명대로 내려온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감소세는 이틀에 그치고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확진자는 984명이다.
밤 12시까지 추가로 늘어난 숫자를 감안하면 최소 1천명대, 많으면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래 최다 기록인 지난 20일의 1천97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방역당국도 다음 주에는 하루에 1천∼1천200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규 확진자 외에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들도 연일 악화하고 있다.
사망자의 경우 21∼22일 0시 기준으로 각각 24명씩 나오면서 이틀 새 무려 48명이 숨을 거뒀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루 사망자로는 최다 기록이다.
위중증 환자 규모도 200명대 후반에서 좀체 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위중증 환자의 88.6%, 사망자의 94.6%는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확인됐다. 지금의 위중증 환자 규모가 줄지 않는 이상 당분간 사망자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또 최근 2주간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전날 기준으로 27.1%까지 상승해 3차 대유행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감염 취약시설인 요양시설이나 의료기관, 종교시설에 더해 각종 소모임과 직장, 음식점 등 일상 공간 곳곳의 집단감염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데 따른 것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서울 구로구 소재 요양병원·요양원과 관련해 누적 확진자가 107명으로 불어났고, 충북 청주시 참사랑노인요양원 사례에서는 현재까지 8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충북 괴산·음성·진천군의 세 병원과 관련해선 환자 전원 과정에서 감염이 퍼져 총 8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