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종부세 고지…작년 2배 넘는 세금 속출

  • 등록 2020.11.24 16: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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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23∼24일 고지서 발송…종부세 확인 뒤 곳곳에서 볼멘소리
마래푸·고래힐 84㎡ 1주택자 올해 처음 부담
"공시가격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올라 인원·세액 급증"

 

서초구에 116㎡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 A씨는 인터넷지로에서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 내역을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A씨가 납부할 종부세는 206만원으로 작년(99만원)의 2배가 넘는다.

 

A씨는 "재산세가 올라 종부세도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막상 고지된 세금을 보니 한숨부터 난다"며 "내년에는 세율까지 오르는데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인터넷 포털 부동산 관련 카페에도 종부세 고지서를 받고 세 부담이 너무 커졌다고 토로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한 종부세 통지서를 캡처해 카페에 올린 B씨는 "올해 종부세가 1천120만4천180원 나왔다. 내년엔 3천만원, 후년엔 1억원까지 오르는 거냐"면서 "관심 없이 살다가 이제 매도에 관심을 갖게 된다. 법을 잘 모르는 데 도와달라"고 말했다.

 

올해 대폭 오른 공시가격을 반영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일제히 고지됐다.

 

공시가격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85→90%)으로 종부세 대상이 많이 늘고, 같은 부동산의 세액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은 올해 6월 1일 기준 주택과 토지 보유 현황을 바탕으로 올해 종부세를 고지했다고 23일 밝혔다.

 

납세자는 고지서가 우편으로 도착하기 전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나 금융결제원 인터넷지로(www.giro.or.kr)를 통해 종부세 고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종부세는 주택과 토지 공시가격을 납세자별(인별)로 합산해 공제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과세하는 세금이다.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합산액이 6억원을 넘기면 종부세 과세 대상이다. 단, 1세대 1주택자는 9억원까지 공제받는다.

 

종합합산토지(나대지, 잡종지 등)의 공제금액은 5억원, 별도합산 토지(상가·사무실 부속토지)의 경우 80억원이다.

 

종부세 세율은 주택 수와 과세표준 액수에 따라 0.5∼3.2%가 적용된다.

 

세율은 작년과 동일하지만, 작년 납부자는 대폭 오른 고지서를 받게 되고, 새로 종부세를 내게 되는 1주택자도 서울에서만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례에 등장한 A씨처럼 공시가격이 급격히 오른 지역에서는 결정세액이 작년의 2배가 넘는 납세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이는 올해 공시가격이 대폭 올랐고,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위해 공시가격에 곱해주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작년보다 5%포인트 오른 90%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 5.98%이지만 서울 강남권과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지의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공시가격은 30% 가까이 올랐다.

 

 

종부세를 확인한 납세자들은 볼멘소리를 쏟아 내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 카페에서 D씨는 "도곡동 아파트에 사는데 종부세가 작년보다 딱 2배 오른 366만8천130원이 나왔다. 종부세 폭탄이 현실화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고 했다.

 

D씨는 "소득은 없는데 종부세가 163만원 나왔다"며 "노후파산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고 걱정했다.

 

E씨는 "내년은 올해의 2배 이상 나온다는데, 양도소득세를 낼 때 종부세 낸 건 차감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F씨는 "집값이 올라도 남는 게 별로 없다. 세무사와 상담을 했는데, 세법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세무사도 헷갈릴 정도"라고 꼬집었다.

 

또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올해 새로 종부세를 물게 된 가구도 20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추측이 부동산업계에서 제기됐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를 보유한 51세 1주택자 G씨는 작년에는 종부세를 내지 않았지만 올해는 26만1천970원이 고지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도 올해 처음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됐다. 공시가격이 올해 9억4천500만원으로 오르면서 종부세 부과 기준인 9억원을 넘겼다.

 

부동산 카페에 올라온 고지서를 보면 이 아파트 84㎡는 종부세 10만1천88원과 함께 재산세 275만9천400원이 부과돼 보유세로 총 286만488원을 납부해야 한다.

 

고가 아파트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은 더 커졌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우병탁 팀장의 종부세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84㎡ 보유자의 경우 작년 종부세가 281만7천480원에서 올해 494만820만원으로 1.7배 이상 올랐다.

 

이 아파트는 내년 종부세 예상액이 928만8천630원으로 1천만원에 가까워지고, 후년에는 1천474만6천80원으로 불어난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14㎡ 보유자는 작년에 종부세로 402만4천920원을 냈지만, 올해는 694만4천340원으로 오른 종부세 고지서를 받게 된다.

 

이 아파트 종부세는 내년에는 1천237만2천570원으로 오르고 후년에는 2천133만4천95원으로 뛴다.

 

이날 고지된 종부세를 확인하려는 납세자들이 몰리며 모바일 홈택스, 손택스 애플리케이션이 한때 접속 장애를 빚기도 했다.

 

지난해 종부세 고지 인원은 전년보다 12만9천명(27.75%)늘어난 59만5천명, 고지 세액은 1조2천323억원(58.3%) 늘어난 3조3천471억원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세율은 변동이 없지만 공시가격 조정에 따라 고지 인원과 고지세액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26일 올해 종부세 고지 인원과 고지 세액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김동규 기자 tree@yna.co.kr,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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