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앞으로 2∼4주 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400명씩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6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재생산지수는 1.12로, 1.1이 넘은 상황"이라며 "다양한 단기예측을 보면 현재 수준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2주나 4주 후에 (일 신규 확진자가) 300명에서 400명 가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생산지수란 코로나19 감염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정 본부장은 "중환자 병상을 확충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에는 의료대응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대규모의 발생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거나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코로나19 전파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정 본부장은 이들의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최근 1주 동안 확진자 연령대 분포를 보면 40대 이하가 52.2%로 50대 이상(47.8%)보다 더 많았다. 최근 4주 동안(10.11~11.7)에는 40대 이하 확진자 비율이 49.1%로, 직전 4주(9.13~10.10)의 38.3%보다 10.8% 포인트 증가했다.
그는 "젊은 층은 이전에도 60대 이상 연령층과 비슷하게 감염됐을 것이지만, 무증상도 많고 앓더라도 경증으로 앓기 때문에 의료기관 방문이나 검사를 받는 기회가 적어서 적게 발견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에는 접촉자조사나 가족 간의 전파조사 등을 통해 조금 더 많이 진단되고 있다. 젊은 층에서의 검사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전국적인 대규모 감염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젊은 층을 비롯한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누적된 상황뿐 아니라 연말연시 행사와 모임으로 인해 사람 간 접촉이 많아지는 환경 등도 우려를 자아내는 요인으로 꼽았다.
정 본부장은 "실내활동 증가와 불충분한 환기로 밀집·밀폐·밀접 환경 노출이 증가하고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감염병의 증가 등 여러 가지 위험요인들이 겹치고 있다"며 "지금이 전국적 확산 여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수도권과 강원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정부는 두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두고 지방자치단체와 막바지 협의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수도권의 경우 99.4명으로 거리두기 1.5단계 전환 기준(100명)에 근접했고 강원은 13.9명으로 전환 기준인 10명을 이미 초과했다.
이날 현재 서울과 경기도, 강원도에서 사용 가능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각각 33개, 14개, 2개에 불과하다.
정 본부장은 "강원도는 이미 기준을 초과했지만, 전체 지역을 격상할지, 유행이 발생한 일부 지역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격상할지 마지막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병상 확보와 관련해서는 "신규 환자가 예측 가능하게 200명, 220명, 250명 등으로 완만하게 증가할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급격한 증가세가 1∼2주 지속된다면 중환자 병상 확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이도연 정윤주 기자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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