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부정' 벨라루스 야권, 3개월째 항의 시위…"10만명 참가"

  • 등록 2020.10.27 21: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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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요구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 시한 종료일…루카셴코는 '마이웨이'

대선 부정 논란으로 인한 정국 혼란이 3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에서 25일(현지시간)에도 야권의 주말 저항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인테르팍스·dpa 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민스크에선 이날 야권 지지자들이 시내 승리자 대로, 독립대로 등을 따라 가두행진을 벌인 뒤 2차 대전 승전 기념 석탑(오벨리스크) 주변에 모여 항의 집회를 열었다.

 

 

야권은 이날 시위 참가자가 10만명을 넘었다고 주장했으나 일부 언론은 수천 명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시내 주요 지하철 역사를 폐쇄하고, 고속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하는 등 시위 방해에 나서는 한편 시내 주요 도로에 군용트럭 등을 배치해 시위대의 행진을 차단했다.

 

경찰은 이어 해산 요구를 무시하고 행진을 계속하는 시위대를 향해 섬광탄을 발사하고 일부 참가자들을 체포했다. 대통령 관저 인근에선 총성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보도했다.

 

벨라루스 인권단체 '베스나'(봄)는 민스크를 비롯한 13개 도시에서 6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앞서 주민들에게 허가되지 않은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지난 8월 9일 대선 이후 11주째인 이날 주말 시위는 앞서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정권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 마지막 날에 벌어졌다.

 

티하놉스카야는 앞서 이달 13일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25일까지 자진 사퇴, 폭력적 시위 진압 중단, 모든 정치범 석방 등의 요구를 이행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티하놉스카야는 이 같은 요구 조건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26일부터 모든 기업이 참여하는 총파업, 전면적 도로 봉쇄, 국영매장 상품 불매 운동 등을 시작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저항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야권의 결집력이 크게 약화한 상황이라 티하놉스카야의 호소가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벨라루스에선 지난 8월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주말마다 계속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 사회 질서 교란 혐의로 당국에 체포된 반체제 성향의 유명 블로거 티하놉스키의 부인으로 남편을 대신해 대선에 출마했던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선거 뒤 이웃 리투아니아로 도피해 야권의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루카셴코는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지난달 23일 전격적으로 취임해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루카셴코는 야권의 퇴진 요구를 일축하고,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정부나 의회 등으로 일부 나누어주는 헌법 개정을 통해 정국 혼란을 수습하려 시도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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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림 기자 admin@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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