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이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의 압박에도 인천 부평2공장 신차 생산 물량 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공장 폐쇄나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노조와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부평공장 미래발전방안 관련 보충 제시안'을 내놨다.
한국GM은 제시안에서 부평2공장에 대해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공장운영과 신제품의 시장 출시 일정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차종에 대한 생산 일정을 연장한다'고만 했다.
한국GM은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신차 물량 배정이) 신규 차량의 경쟁력 확보나 부평공장 전체의 효율적인 가동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정했다"고 했다.
노조의 요구대로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 물량을 배정하기는 어려우며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만 일부 연장하겠다는 뜻을 반복해서 밝힌 셈이다.
부평2공장에서는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 등이 생산되고 있으며 공장의 생산 일정은 앞선 노사합의에 따라 2022년 7월까지로 돼 있다.
노조는 트랙스와 말리부 단종 이후 근로자 2천명가량(관련 사무직 포함)이 일하는 공장이 문을 닫아 전북 군산공장 폐쇄 사태가 재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2018년 한국GM은 전북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했고 이곳에서 일하던 2천여명의 근로자가 직장을 잃었다.
또한 부품·협력업체 164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1만여명도 일자리를 잃거나 실업 위기에 처하면서 지역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GM은 부평2공장과 관련해 추후 고용안정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으나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군산공장 폐쇄 후 장기간 무급으로 휴직하던 해당 공장 근로자 300명가량은 지난해 말 대부분 부평2공장에 복직(전환배치)됐으나 또다시 공장이 폐쇄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인천으로 이사도 오지 못하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일단 부평2공장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하고 노사 합의서에 구체적인 연장 날짜까지 명시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면서 신차 생산 물량이 공장에 배정될 수 있도록 계속해 사측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을 거쳐 이미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노조는 이날 사측과 19차 임단협 단체교섭을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당일 오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를 포함한 추후 투쟁지침을 정할 계획이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에 부평2공장 등과 관련한 추가 제시안을 달라고 요구했으며 내용을 보고 향후 투쟁 수위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h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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