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역사가 좌파에 공격받고 있다며 학교의 애국 교육을 위해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립문서박물관 연설에서 "길거리 폭도든, 회의실에서의 '문화 폐기'든 목표는 같다"며 "반대편을 침묵시키고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겁줘서 가치와 유산, 삶의 방식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폭도'는 경찰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들고 일어난 시위대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동시에 과거 인종차별 문화와 유산을 철폐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일부 폭력성을 띤 시위대를 폭도라고 비난해왔다.
그는 "우리는 오늘 압제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러 여기 왔다"며 "모든 인종·종교·신념을 가진 시민을 위해 우리의 역사와 나라를 되찾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애국 교육을 촉진할 이른바 국가위원회를 설립하는 새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위원회는 다가올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고 교육자들이 기적의 미국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북돋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더힐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인종차별과 인종적 불평등이 제도적 권력 구조의 결과물이라는 이른바 '비판적 인종론'을 비난했다.
그는 이를 "마르크스주의자 교리"라고 칭하며, 이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아동학대의 한 형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 살해 사건들로 촉발된 전국적인 시위와 관련해 미국에 제도적 인종주의가 있다는 점을 부인해왔다.
그는 "우리는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닌 인성으로 판단돼야 한다는 마틴 루서 킹의 비전을 받아들인다"며 "하지만 좌파는 이를 파괴하고 미국인들을 인종에 따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역사를 비하하는 급진적 시도로 묘사함에 따라 백인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려는 선거 유세 노력과 일치한다고 더힐은 분석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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