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반포자이 집값 4억 하락…8·4 대책 나름의 성과”, 진실은 또 입맛에 맞는 통계만…

2020.09.09 05:39:42

홍남기 "상당 지역에서 실거래가 하락", 전문가들 “정부가 입맛에 맞는 통계만 소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8·4 공급대책 이후 1개월이 지난 현재, 나름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실거래가격이 3억~4억원 하락한 단지의 사례를 제시하며 “확인 결과 가격상승 사례도 있으나, 상당 지역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나타나는 등 시장에서 쏠림 현상이 많이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러 거래 건 중 급매 사례만 언급하며 또 유리한 통계만 인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 부총리는 서초구 ‘반포자이’, 송파구 ‘리센츠’,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등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가가 대폭 내린 사례를 제시했다. 그러나 본지가 국토부 실거래 정보를 확인해 보니, 홍 부총리가 소개한 사례들은 이례적으로 가격이 내린 거래만 선별적으로 뽑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다주택자나 법인이 내놓은 급매물이며, 매수자 역시 사실상 특수관계인일 것으로 추측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홍 부총리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94㎡가 7월 초 28억5000만원(25층)이던 것이 8월 중 24억4000만원(18층)으로 내렸다고 소개했다. 얼핏 한 달 사이에 시세가 4억원 이상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시된 전용 84㎡ 24억4,000만원 매물은 법인이 내놓은 급매물로, 급하게 처분해야 해서 가격을 낮춰 거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같은 단지 내 비슷한 크기(84.99㎡) 17층 매물은 지난달 17일 28억원에 계약되었다.

 

홍 부총리는 또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3단지’ 전용 59.92㎡가 7월 14억원(4층)에서 8월 초 11억원(7층)으로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8월10일 계약된 매물은 14억원이었다. 이 단지 역시 최근 실거래가는 올해 초보다 2억원 정도 올랐다.

 

홍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반포자이 아파트를 24억원에 사라고 해보라. 시세파악도 못하고 있느냐”고 비꼬았고,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정책 성과를 홍보하려다 보니 입맛에 맞는 통계만 취사선택해서 발표하는 것 아니냐”며 “이런 식의 대응은 정책 신뢰도만 떨어뜨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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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 Lee 기자 hoon.lee@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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