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이후 5년 동안 410조원의 채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으로 112조원 적자가 예정된 데 이어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적자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내년 말 나랏빚은 94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런 기조는 임기 말까지 이어져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2022년이 되면 국가 채무는 1070조3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명박·박근혜 두 정부를 합친 9년 동안엔 나랏빚이 351조원 늘었다. 보수 정부 9년보다 60조원 더 많은 빚이 문재인 정부 5년간 증가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세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리하게 확장재정을 펼치면서 적자국채 발행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과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에 우리 정부가 109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46.7%까지 오르게 된다. 올해 세 차례 추경 예산안을 편성했는데도 경제가 본궤도로 돌아오지 못하는 바람에 내년 세수는 올해보다 9조2000억원 줄어드는데 지출은 43조원(8.5%)이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번 문재인 정권의 채무 증가액은 IMF외환위기를 겪은 김대중 정부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명박 정부의 채무 증가액 규모를 크게 압도한다. DJ 정부의 1998~2002년 5년간 쌓인 국가채무는 73조5000억원이며 MB 정부의 2008~2012년 5년간 누적 채무는 143조9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채무증가 속도가 급격해지면서 국민들에게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채무가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세금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일반회계 적자국채 발행규모는 8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회계 적자국채는 자산매각 등으로 자체상환이 가능한 금융성 채무와 달리 조세 등 국민들이 상환해야 할 적자성 채무에 포함된다. 단순히 89조7000억원의 적자국채를 5100만원 국민이 나눠 갚는다고 계산하면 1인당 176만원의 세금을 더 내야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