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건의료정책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이 27일 이틀째에 접어들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하고 병원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상급 종합병원은 전공의, 전임의 등의 공백에 따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줄이는 등 인력 공백에 대응하고 있지만, 환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필수 업무 유지를 위해 남아있는 의료진은 현장 상황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고 표현했다.
서울시내 주요 대학병원들은 외래 진료 규모를 줄이고 신규 환자의 입원을 가급적 제한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정부가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와 전임의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상황이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이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책 철회 없이는 집단휴진 등 단체행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최대집 의협 회장 역시 "의료계의 정당한 의사 표현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해 탄압하는 것은 매우 부당한 조치"라며 "이미 계획대로 단호한 행동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황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의료현장 곳곳에서는 환자의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외래 진료나 수술이 연기된 건 물론이고, 응급실로 환자가 몰리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진 환자도 적지 않다.
실제 서울대병원은 평소 수술 건수의 절반 정도만 소화하고 있고, 서울성모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도 수술을 30%가량 줄였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이미 외래진료 예약은 10%가량 줄여놨고, 수술 역시 응급·중증 환자 위주로 진행 중"이라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전체 의사 1천800여명 중 전공의 500여명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했고, 전임의 300여명 중에는 절반 정도가 업무에서 손을 뗐다.
남아있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도 상당하다. 그동안 전공의, 전임의들이 맡아왔던 야간 당직이나 응급실 근무에 교수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문제는 교수들이 당직에 외래 진료, 수술, 입원 환자 관리까지 전부 맡다 보니 머지않아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대형병원에서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를 더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는 "상황이 길어질수록 남아있는 의사,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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