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은 명백한 정부 책임", 국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의 경고

2020.08.21 17:06:32

국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 김우주 고려대 교수의 경고

 

"코로나 재확산의 근본적인 이유는 정부 방역 정책의 실패 때문이다. 거기에 대한 반성 없이, 위기 때마다 특정 집단을 마녀 사냥하는 방식으로는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뿐이다"

 

국내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한폐렴이 다시금 확산되는 최근 상황을 이와 같이 진단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김우주 교수는 감염병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3년 사스(SARS) 대응을 위한 정부 자문위원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2004년 조류인플루엔자,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등 감염병이 돌 때마다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정부 자문위원을 맡았고 가장 최근에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 민관합동대책반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김 교수는 최근 수도권 재확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꼽았다. 우선 지난 7월 24일부터 교회 등의 소모임 금지를 해제하고 스포츠 경기의 관중 입장을 제한적으로 허용한 조치다. 여기에 침체된 소비 심리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8월 14일부터 쓸 수 있는 외식·공연 쿠폰을 뿌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교회 소모임을 허용하고 외식 쿠폰을 뿌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방심해도 된다는 일종의 시그널을 줬다"면서 "명백하게 잘못된 정부의 판단으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집합금지를 해제한 이후 부터 관련 집단감염이 이곳저곳에서 우후죽순 발생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김 교수는 최근 사랑제일교회 등 특정 집단이 코로나 재확산 원인으로 지목된 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김 교수는 "방역에 구멍이 나자 정부는 곧바로 특정 집단을 공격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앞서 코로나 확산기에 신천지 교회와 이태원 성(性)소수자 클럽을 겨냥했던 것과 똑같다. 매번 하나의 집단을 싸잡아 매장하는 걸로 상황을 마무리하고, 방역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제대로 진단하지 않은 것이 반복되는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했다.

 

정부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강화한 데 대해서도 금지가 아닌 '자제 권고'만 내린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 상황에서 필요한 대응책에 대해서는 "정부는 1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등 '거리 두기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 동시에 지난 실책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의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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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n Lee 기자 editor.03@g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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