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은 17일 자신의 '친일 청산' 광복절 기념사를 비판한 미래통합당을 향해 "스스로 친일비호세력이라는 것을 인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잇달아 출연해 "친일청산을 하자는 얘기만 했는데 통합당이 펄펄 뛰고 욕하는 것을 보면 그분들이 찔리는 게 있는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또 이번 기념사가 자신의 개인 생각이 아닌 30여차례 내부 검토를 거친 '광복회 공식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친일청산 문제는 제2의 독립운동이라는 자세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기념사 전문이 사전에 청와대에 전달됐냐는 질문에는 "전혀 교감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행사를 준비한 행정안전부와도 내용은 공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 이후 공화당과 민정당 등에 몸을 담았다가 이후 '갈아탄' 그의 정치 이력이 부각되는 것과 관련, 김 회장은 "생계이긴 하지만 거기(공화당·민정당)에 몸담았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원죄가 있기 때문에 더 충실하게 지난 삼십몇 년 동안 살아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 행적'은 거듭 비판했다. 그는 "친일 미청산의 거의 99%가 이승만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며 "해방 이후 미국에 빌붙어서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 국가 이익을 챙긴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안익태에 대해서는 비단 그의 친일 행적 뿐 아니라 애국가 곡조도 불가리아 민요를 60여군데 표절했다며 즉각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앞서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친일파와 결탁했다"며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또 애국가를 작곡한 음악인 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지적하며 "민족 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성토했고, 국립현충원 '친일파 파묘' 법안 통과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합당은 김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공병호 논평: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김원웅 회장의 평가는 "해방 이후 미국에 빌붙어서 대통령이 되면서 미국 국가 이익을 챙긴 사람"이다. 일단 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이승만이란 인물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사실 김원웅 회장처럼 이렇게 굳게 믿고 살아가는 사람을 설득해 볼 도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가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기 보다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 발언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가 공화당이나 민정당이나 새한국당에서 활동할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정말 모든 것들을 자기 마음대로 뒤집어 엎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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