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광복절을 기념하여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발표한 성명서이다.
전작권 전환은 위험하고 불순한 도박이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이승만 대통령은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이양했고, 북한 역시 중공군 참전 이후 북한군에 대한 지휘권을 중공군에게 넘겼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에서도 아이젠하워 장군이 유럽연합군 총사령관으로 작전을 지휘하여 승리했고, 지금도 미군 장성이 NATO의 유럽동맹군 최고사령관을 맡고 있다. 이처럼 국가의 명운이 달린 전쟁에서 작전지휘의 일원화는 승리를 위한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후 한국군의 능력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한미 양국은 1994년 한국군의 평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으로 전환했으며, 전시작전통제권은 제반 조건이 충족될 때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조건 충족’ 여부를 무시한 채 대통령 퇴임 이전인 2022년을 시한으로 정해 놓고 전작권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이 언젠가는 한국군으로 전환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섣부른 전작권 전환은 동맹을 이완시키고 북한에게 전쟁 도발의 빌미를 줄 수 있는 위험하고 불순한 도박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정부의 성급한 전작권 전환을 강력히 반대한다.
첫째, 불순하고 위험한 전작권 전환 도박을 즉시 중단하라. 전작권이 전환되어 한국군과 미군이 각각 자신의 군대를 지휘하는 체제가 되면, 양국이 전쟁 억제 및 전쟁 수행의 책임을 공유하는 현 체제에 비해 전쟁 억제에 불리하고 미군이 파병될 가능성도 줄어들며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감소한다.
전작권 전환은 한미동맹의 이완과 궁극적인 해체를 원해온 북한 정권과 중국 공산당 정권의 숙원과제일 뿐이다. 정부는 우리군에 대한 전작권을 우리가 행사해야만 국가자존심이 살아난다는 선전선동을 멈추고 전작권을 전환해도 될 여건 충족을 먼저 점검하라.
둘째, 섣부른 전작권 전환으로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말라.
전작권 전환은 미국의 한국방어 책임을 희석시키고 결국 주한미군의 철수를 촉발하기 쉽다. 미군이 철수하면 그 공백을 우리의 인력과 예산으로 메워야 한다. 하지만, 군 복무기간을 3년 이상 늘리고 국방예산도 20조 원 이상 더 증액하더라도 최첨단 장비와 전쟁전략을 구사하는 세계 최강 미군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셋째, 지금은 전작권 전환을 서둘러야 할 시기가 아님을 명심하라.
현재 한반도 및 주변의 안보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더욱 고도화되고 있고, 신냉전의 기류 속에 중국·러시아·북한 삼국 간의 군사적 결속도 강화되고 있으며, 그럼에도 한미동맹은 오히려 이완·약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때에 전작권 전환을 결행하는 것은 북한이 70년 간 부르짖어온 주한미군 철수와 연방제 통일 및 적화통일로 가는 지옥문을 여는 것이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즉시 전작권 전환을 멈추고 안보 강화와 동맹 강화 그리고 북한 비핵화에 집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