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수정 능력을 잃어버리다 ... 교조주의와 전체주의의 덫에 빠지다

  • 등록 2020.08.14 06: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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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못할 수도 있고 , 정책을 잘못 만들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런 실수를 조기에 알아차리고 수정할 수 있는 가

사람의 인지 능력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시행에 옮겨서 그 효과가 나오기 이전까지는 완벽하게 할 수 없다. 이런 면에서 성찰, 반성, 수정 능력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동질적인 집단이 집단 사고에 푹 빠져들고, 잘못된 신념이 정책을 인도하게 되면 파괴적인 결과를 피할 수 없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여당에 대해 하는 쓴소리에 이같은 경고가 들어 있다. 일단 성찰과 반성 자체가 아예 없는 조직이기 때문에 하는 시늉을 계속하다가 결국에는 파국을 맞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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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미 피드백 시스템이 망가졌습니다. 당이 자기 수정 능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겁니다. 보세요. 경고등이 켜졌는데, 정청래는 '각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그걸 레임덕의 시작이라 부르는 것은 게 언론탓'이라고 하잖아요. 아예 현실감각을 잃어 버린 겁니다.

 

이들 친문 강성 완장파가 당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고, 이들이 친문 강성 지지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나머지 의원들은 소신 없이 이들의 눈치만 보는, 관료주의 체제 하의 공무원 같은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그나마 쓴소리 하던 사람들도 출마 후엔하면 죄다 말을 바꿔 이들 친문에게 아부나 하기 바쁘잖아요. 당내의 자기비판이 시스템상 불가능해진 겁니다.

 

그럼 당밖의 비판에라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쓴소리 하는 사람들은 그 지지자들이 단체로 달려들어 '토착왜구'로 낙인 찍어 '양념질'을 해대니, 할 말이 있어도 감히 입을 못 여는 분위기죠. 지금이야 그나마 이 정도 얘기하는 거지, 몇 달 전만 해도 분위기 정말 무서웠습니다. 페이스북에 '좋아요' 누르는 것도 주위의 눈치를 봐야 했으니까요. 이 전체주의적 분위기, 문제 많다고 수없이 지적했건만, 도대체 알아듣지를 못 해요.

 

그나마 밖에서 쓴소리라도 해줄 수 있는 사람도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다들 어느 새 한 자리 차고 앉아 있거나, 그렇게 한 자리 차지한 인간들과 지저분한 유착관계를 맺고 있어, 그 짓을 옹호해주고 있으니. 진위와 선악의 문제를 전쟁의 승패의 문제로 환원시켜서 저 짓을 하는데 옆에서 엄호사격이나 해주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진로의 수정도 불가능하죠. 앞으로도 계속 저렇게 갈 겁니다.

 

과거에 새누리당이 친박공천으로 망했죠? 친문일색으로 그 길을 따라가고 있는 겁니다. 겨우 노무현 반사광을 받은 대통령 아우라로 버티고 있는데, 그 달빛도 빛이 바라고 변색되어 오래 가지 못 할 겁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 아래로 떨어져야 변하려고 할까? 요즘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그것도 기대하기 힘들 것 같아요. 이미 당의 체질이 유사전체주의로 변한 터라, 위기에 처하면 처할 수록 더 극렬해질 것 같거든요.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당이 완전히 친문일색으로 변해서 저런 위기상황에서 친문과 대적해 당의 혁신에 나설 '세력' 자체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데에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친박 외에 친이라도 존재했지만, 민주당에는 친문 외에는 '세력'이라 할 만한 게 존재하지 않거든요. 심지어 대선주자들마저도 친문에게 눈도장 받느라 아부하기 바쁘니. 차기를 중심으로 당을 혁신하는 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 출석: Jungkwon Chin 

공병호 기자 bhgong@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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