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들에게 정권이 아닌 국민을 바라보고 조직을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추 장관은 10일 정부 과천 청사에서 열린 검찰 고위 간부 보직 변경 신고 자리에서 "현재의 정권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렇다고 검찰 조직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조직 이기주의자가 돼서도 안 된다"며 "권력이나 조직이 아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검찰의 미래를 설계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법 집행에 대한 이중 잣대 등으로 국민 신뢰가 이미 크게 떨어졌다"며 "공정성과 중립성을 파괴하는 말과 행동은 삼가 달라"고 요구했다. 또 "반대로 법 집행의 대상자가 된 경우엔 특권 의식을 모두 내려놓고 신독(愼獨)의 자세로 스스로 엄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지난 7일 단행한 인사의 원칙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검찰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능력과 자질을 갖춘 분들을 발탁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을 많이 했고 공정과 내실을 기했다"며 "그간 승진에서 소외돼온 형사·공판부 검사들을 우대해 특정부서 출신에 편중되지 않고 차별을 해소하는 균형 인사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검사장들에게 검찰 개혁 완수도 주문했다.
추 장관은 "검찰이 권한은 갖되 직접 수사를 스스로 지양해야 한다는 원칙을 일찍이 피력했다"며 "앞으로 경찰의 수사 역량이 높아진다면 우리는 수사를 더 줄여나가고 종국에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보직 변경 신고 자리엔 최근 인사로 승진하거나 자리를 옮긴 검사장급 이상 간부 25명이 참석했다. 애초 이번 인사로 26명이 자리 이동을 했지만, 문찬석 광주지검장이 사표를 내고 불참했다.
r(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
공병호 논평: 추미애 장관이 생각하는 온전한 검찰개혁과 양식있는 보통 시민들의 검찰개혁 사이에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다. 그가 생각하는 정의, 선, 악, 공정 인사 등 모든 것이 일반 상식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의 언행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자주 당혹감을 느낀다. "정권을 쳐다보는 해바라기가 되어선 안된다"는 그의 당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본인 자신이 해바라기가 되기를 강요하고, 해바라기들을 중요하면서 말이다. 진실이란 것을 오래 덮어둘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 추 장관 역시 스스로 과오에 대해 책임지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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