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의 앞날

  • 등록 2020.08.09 2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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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을 위해서는 다른 편의 자유와 재산을 빼앗아야 하는데,
그걸 두 손 놓고 가만히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겠는가

일을 잘해서, 인기가 좋아서 권력을 오래잡는 일을 두고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일을 엉망으로 하면서 나라를 만시창 상태로 만들면서, 편법과 불법을 동원해서 장기집권을 꾀한다면 이것이 가능하겠는가. 지배의 대상이 되는 국민들이 바보나 천치라면 모르겠지만, 다수가 바보나 천치일 수가 없다.

선전과 선동 그리고 감언이설로 얼마간 사람들을 속일 수 있지만, 그런 속임수가 1년, 2년, 3년을 갈 수도 없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네트워크로 세계가 촘촘이 연결된 21세기 하고도 2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성과에 의존하지 않고 선전과 선동 그리고 이벤트를 이용해서 장기집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발상 자체가 놀랍다. 

 

장기집권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편을 더욱 더 감싸 안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계속해서 무리수를 둘 수 밖에 없고, 그 무리수는 누군가의 자유와 재산을 침해하거나 빼앗는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자유와 재산을 빼앗긴 사람이 가만히 손을 놓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저항하는 것은 당연하다. 저항을 억누를 수 있는 무력을 갖고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이 시대에 무력을 사용해서 사람들의 입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가? 이 시대에 사람들을 강제하거나 위협해서 행동하지 못하록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가?

 

어떤 나라에서는 가능하다. 7월 1일,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자유홍콩은 억압홍콩으로 돌변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의 장기집권을 기획해서 추진해 온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어의심치 않는 것은 아닌가. 만일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 그들이 놓친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선전과 선동 이면에는 행사할 수 있는 충분한 무력을 갖고 있을 때만이 무리수를 사용해서 국민들의 불만과 불평을 억누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자유를 빼앗기는 상황에서도 엄청난 무력 예를 들어, 총과 칼 그리고 비밀경찰로 국민들을 압도할 수 있다면 장기집권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386세대의 정치인들이 뭔가 크게 착각하지 않았는 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리한 짓을 하지 않았는 가라는 점이다. 성과로 평가 받는 것이 아니라 선전과 선동 그리고 선거조작과 이벤트로 장기집권이 가능하다고 믿고 이를 위해 노력해 온 것은 그들이 한계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에 갇힌 그들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으로서는 얼마든지 선전선동, 선거조작과 이벤트, 정치공작으로 통한 삼권의 접수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장기집권이 가능하다고 봤을 것이다. 그들이 놓친 것은 이 시대에 사람들은 위협해서 옥죄고 공포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그런 무력을 자신들이 가질 수 없다는 점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대에 그들이 선전선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아진 것처럼 사람들은 청와대 수석들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을 정도로 그들이 무슨 일을 지금 추진하고 있는 가를 알려주는 SNS의 존재를 과소평가한 점이다.

 

문 정부 사람들은 4.15총선 결과를 선택적으로 수용하지 말았어야 했다. 당일투표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기억했어야 했다. 당일투표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미래통합당에게 더 표가 주어졌다. 사전투표에서 몰표로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압승하였다. 그 압승이 옳지 않은 압승이라는 것은 웬만큼 생각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부정선거에서 비롯되었음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기 중심적인 사람들은 늘 모든 것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 우리 마음대로 한다. 지난  두 달 십여일 동안 수없이 많은 악법들을 통과시켰다. 국민들의 눈에 “저 사람들이 정말 제 정신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만불손함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오고 있다. 아마도 핵심 멤버들은 이제 고지가 얼마남지 않았다고 생각해 왔을 것이다.

 

모두 그들의 수중에 들어왔고, 늘 걸림돌이 되어왔던 검찰  8월 7일 또 한번의 정실인사로 그들의 수중에 완전히 떨어지고 무력화에 성공하였다고 자축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빠른 속도로 “이건 아니다”라고 깨우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대책과 세금폭탄으로 타격을 입기 시작한 사람들이 들썩들썩 거리고 있다. 국민들 중에 “저 사람들이 이 나라를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그 뿌리에 “총체적인 부정선거가 있다”는 인식을 가진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쪽 사람들은 원래부터 사과할 줄을 모른다. 더더욱 진심으로 사과할 줄은 더더욱 모른다. 사과할 줄을 모르면, 잘못된 정책의 선회가 있을 수 없고, 늘 면피용 대책들이 줄을 잇게된다. 모든 분야에서 상황이 더욱 더 악화될 것이다.

 

일단 권력은 경멸받기 시작할 때부터 위험해진다. 문 대통령이 거리로 혹은 온라인으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의 저항을 꺾고 사람들의 복속시킬 수 있다면 원하는 좌파장기 집권의 토대를 구축한 역사적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복속당하기를 거부하고 완강하게 저항한다면, 이 정권이 오래갈 수 없을 것이다. 대폭발이 베이루트라는 도시를 날려버렸듯이, 그들이 밑바닥에는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4.15부정선거’가 놓여 있다. 앞으로 정부정책의 심각한 실책들은 결국 4.15부정선거와 만날 것으로 본다.

 

국민이 복속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기 시작하면, 문 대통령 또한 편안한 말년은  물을 건너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행적만으로도 편안한 은퇴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정선거 이슈에 대해서 침묵했던 사람들이나 적극적으로 부정선거 없다고 외친 사람들은 모두 역사적 평가와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 일어났을 때 지금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 온전하리라 보는가? 지금 미래통합당 사람들도 온전하리라 보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또한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고, 국민들로부터 책임지라는 강력한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결국 승패는 살아있는 권력이 항의하는 국민의 입을 다물게 하고, 국민을 복속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는 가에 달려있다.

공병호 기자 bhgong@gong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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